명품은 많지만, ‘에르메스’는 다르다.
버킨백이나 켈리백을 사기 위해 몇 년을 기다리는 고객들이 줄을 서고, 심지어 중고 시장에서는 원가보다 비싼 가격에 거래되기도 한다.
광고도 거의 하지 않고, 가방 하나 만드는 데만 20시간 이상 걸리는 브랜드.
도대체 이 조용한 브랜드는 어떻게 세계 최고 수준의 명품으로 자리 잡았을까?
1. 브랜드의 시작 – 마구(馬具)에서 시작된 에르메스 가문
에르메스(Hermès)는 1837년, 프랑스 파리에서 티에리 에르메스(Thierry Hermès)가 설립했다.
당시 사업은 귀족들을 위한 고급 마구(馬具)를 제작하는 가죽 공방이었다.
고급 승마 문화의 중심에 있었던 만큼, 에르메스의 고객은 유럽 귀족과 왕족이었다.
20세기 초 자동차가 대중화되며 마구 수요는 줄었지만, 에르메스는 위기를 기회로 삼았다.
고급 가죽 기술을 가방, 지갑, 장갑 등 패션 액세서리로 확장한 것이다.
1920년대에는 여행 가방과 여성용 핸드백을 선보이며 패션 하우스로 본격 진입했고, 이후 수십 년간 장인정신을 핵심으로 삼아 성장해 왔다.
2. 아이코닉 아이템 – 버킨백, 켈리백, 실크 스카프, 승마 부츠
2.1 버킨백 (Birkin Bag)
1984년, 여배우 제인 버킨(Jane Birkin)과 당시 에르메스 CEO였던 장 루이 뒤마(Jean-Louis Dumas)가 비행기에서 만난 일이 전설이 되었다.
제인 버킨이 자신의 가방이 불편하다고 하자, 장 루이 뒤마는 그 자리에서 스케치를 시작했고, 얼마 후 그녀의 이름을 딴 ‘버킨백’이 세상에 나왔다.
버킨백은 매장에서도 아무나 살 수 없다. 구매를 위해서는 고객 이력과 구매 조건이 맞아야 하며, ‘희소성과 대기 전략’을 통해 프리미엄 가치를 유지하고 있다.
2.2 켈리백 (Kelly Bag)
1935년 출시된 ‘사크 아 쿠리에(Sac à dépêches)’는 1956년, 모나코 왕비 그레이스 켈리가 이 가방으로 임신한 배를 가리는 사진이 잡지 ‘라이프(LIFE)’에 실리며 ‘켈리백’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공식 명칭은 이후 1977년에 ‘켈리’로 바뀌었으며, 오늘날 가장 클래식한 명품백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2.3 실크 스카프 (Carré)
1937년 시작된 에르메스의 실크 스카프는 매 시즌 새로운 아트워크로 제작되며, 프랑스 공방에서 수작업으로 인쇄, 재단된다.
단순한 패션 소품이 아니라 수집품이자 예술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2.4 승마 부츠
에르메스의 뿌리가 말과 함께한 역사라는 점을 보여주는 대표 제품.
승마 부츠는 기능성과 디자인 모두에서 장인의 손길이 느껴지는 제품으로, 지금도 꾸준히 제작되고 있다.
3. 철학과 전략 – 시간을 버는 브랜드
에르메스는 다음 네 단어로 설명된다:
장인정신, 고집, 느림, 진정성.
이 브랜드는 공장에서 대량 생산하지 않는다.
하나의 가방은 오직 한 명의 장인이 처음부터 끝까지 만든다.
장인은 몇 년간의 훈련을 통해 품질 기준을 충족한 뒤, 하나의 제품에만 전념한다. 이는 브랜드가 걸어온 180여 년의 시간을 설득력 있게 뒷받침한다.
광고도 많지 않다.
“우리 제품을 보고 싶으면 매장에 오세요”라는 철학이 에르메스를 특별하게 만든다.
‘느림’은 이 브랜드의 전략이고, ‘구매’는 브랜드가 소비자를 선택하는 방식이다.
4. 상표 등록 현황 및 글로벌 전략
4.1 에르메스(HERMÈS) 상표 등록 현황 (2025년 6월 기준)
2025년 6월 현재, 에르메스는 국내에 총 345건의 상표가 등록되어 있으며, 18건이 추가로 출원 중이다.
등록 상표는 가방, 의류, 액세서리, 향수, 시계, 인테리어 소품, 승마 용품 등 다양한 상품군에 걸쳐 있으며,
심벌, 문자, 도형, 입체 상표 등 다양한 형태로 보호받고 있는 브랜드다.
아래는 국내에 등록된 에르메스 상표 중 일부 예시이다:
이 이미지에는 다음과 같은 대표 상표들이 포함되어 있다:
- H 이니셜 로고 및 원형 테두리 도형
- 마차와 마부가 있는 클래식 Hermès 마차 엠블럼
- HERMES, 에르메스(한글), ETRILLE, NAUTILUS 등의 문자 상표
- 말 모양 일러스트, 고리 달린 h, 반복된 HH 로고 등 독창적 디자인
![]() |
4.2 글로벌 상표 보호 전략
에르메스는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 시장에 적극적으로 상표 등록을 진행해 왔으며,
WIPO(세계지식재산기구)를 통한 국제 상표 출원도 활발하게 운용 중이다.
또한, 국내외에서 발생하는 모조품 및 유사 상표에 대한 법적 대응도 매우 적극적이며,
특히 마차 로고, H 로고, 가방 실루엣 등은 브랜드 핵심 자산으로서 전용권 관리가 철저하게 이뤄지고 있다.
5. 오늘날 에르메스의 위상 – 고요한 1등
2024년 기준, 에르메스는 LVMH(루이비통 모에 헤네시), 구찌와 함께 명품 매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매출보다 더 주목할 점은 ‘브랜드 충성도’와 ‘중고가 방어력’이다.
에르메스 제품은 시간이 지나도 가치가 상승하거나 유지되는 드문 명품 중 하나다.
2020년 이후 디지털 환경에서도 변화를 수용하되, 본질은 유지하고 있다.
팝업 매장, 콜라보레이션, 대중 마케팅 없이도 세계 시장에서 우뚝 서 있는 유일한 브랜드다.
6. 마무리: 에르메스는 왜 끝까지 고집을 지킬까?
에르메스는 ‘유행’을 거부한다. 하지만 그 고집이 오히려 오늘날 더 특별하게 보인다.
제품 하나하나에 깃든 시간과 정성, 그리고 그것을 존중하는 철학이 에르메스를 단순한 명품이 아닌 ‘정신’의 차원으로 끌어올린다.
에르메스는 오늘도 천천히, 그러나 가장 멀리 간다.
“시간을 아끼는 브랜드가 아니라, 시간을 더하는 브랜드”로.
🔗 함께 보면 좋은 콘텐츠
👉 루이비통: 세계가 반한 가방, 그 시작은 단 하나의 트렁크였다 – 루이비통 이야기
👉 버버리: ‘노바 체크’부터 런웨이까지, 버버리가 전설이 된 이유
※ 본 브랜드의 명칭과 상표는 지식재산권 소유자인 에르메스의 자산이며, 본 글은 그와 무관하게 작성되었습니다.
🔖 해시태그
#에르메스브랜드 #버킨백 #켈리백 #장인정신 #명품가방 #에르메스상표
'상표브랜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외 명품 브랜드 3편] 프라다는 왜 ‘다르다’고 불릴까 – 나일론으로 명품을 뒤집은 지적이고 반항적인 브랜드 (168) | 2025.07.06 |
---|---|
[프랜차이즈 브랜드 2편] 천 원의 유혹, 다이소는 왜 한 번 들어가면 못 나올까? (166) | 2025.07.05 |
[프랜차이즈 브랜드 1편] 샌더스는 왜 로고에 등장했을까?KFC의 얼굴과 ‘11가지 양념’의 비밀 (174) | 2025.07.04 |
[스포츠 브랜드 3편] 로고에 숨은 활강의 철학 – 데상트(Descente), 스포츠를 품은 브랜드의 상표 이야기 (186) | 2025.06.29 |
[스포츠 브랜드 2편] 아디다스는 왜 세 줄을 고집했을까? – 세계에서 가장 단순한 로고의 진화 (223) | 2025.06.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