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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느 순간부터, 생각보다 먼저 AI를 켰다
올해를 돌아보면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다.
어느 날 갑자기 “AI에 의존하게 되었다”라고 말할 수도 없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생각이 막히는 순간,
나는 예전보다 훨씬 빠르게 AI를 열고 있었다.
글을 쓰다가 문장이 안 풀리면,
조금 더 고민해 보기보다 먼저 물었다.
정리되지 않은 생각을 붙잡고 있는 시간은
언제부턴가 아깝게 느껴졌다.
처음에는 편했다.
그리고 그 편리함은 아주 자연스럽게 습관이 되었다.
2. 편리함 뒤에 숨은 작은 변화

AI는 분명 많은 도움을 줬다.
일은 빨라졌고, 결과는 그럴듯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하루가 끝나고 나면 머릿속에 남는 게 적었다.
예전에는
답이 나오지 않아도 한참을 붙잡고 있던 생각들이 있었는데,
올해는 그런 시간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막히면 물었고,
답이 오면 넘어갔다.
그 선택은 사소했지만
그런 선택들이 쌓이면서
생각을 밀어붙이는 시간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었다.
3. 사고력은 소리 없이 낮아진다
사고력은 한 번에 무너지지 않는다.
소리 없이, 아주 조용히 낮아진다.
- 끝까지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
- 불완전한 생각을 견디지 않아도 되는 구조
- ‘그럴듯한 답’을 바로 얻을 수 있는 습관
이런 것들은 모두 편리하다.
하지만 동시에,
생각을 단련할 기회를 하나씩 줄여 간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답을 만드는 사람이라기보다
답을 고르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4. AI는 똑똑해졌지만, 나는 어떨까

2025년, AI는 분명히 더 똑똑해졌다.
요약은 정확해졌고, 문장은 자연스러워졌고, 판단도 빨라졌다.
그런데 문득 이런 질문이 남는다.
그동안 나는,
그만큼 생각을 단련했을까.
AI는 고민하지 않는다.
대신, 언제나 바로 답한다.
그 즉시성이 반복될수록
고민은 선택이 아니라 생략이 된다.
이건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사용하는 쪽의 문제에 가깝다.
5. 연말의 독백
올해 나는
AI를 ‘도구’로 쓰는 날보다
‘대신 생각해 주는 존재’로 대하는 날이 더 많았다.
그 덕분에 빨라졌지만,
깊어졌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연말에 남기고 싶은 것은
거창한 다짐이 아니다.
그저,
조금 솔직한 인정이다.
6. 질문은 아직 남아 있다

내년에 AI를 쓰지 않겠다는 말은 하지 않으려 한다.
그건 현실적이지 않다.
다만 한 가지만은 스스로에게 묻고 싶다.
AI에게 묻기 전에,
나는 내 생각을 끝까지 한 번이라도 밀어붙였는가.
그 질문을 놓치지 않는다면,
아직 늦지는 않았을 것이다.
7. 마무리하며
2025년의 끝에서,
나는 AI에게 너무 많은 걸 맡겼다.
그래서 2026년에는
조금 느려지더라도
다시 생각하는 쪽을 선택해 보고 싶다.
기술보다 먼저
회복되어야 할 것은
아마도 인간의 사고력일 것이다.
🔖 해시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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