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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네이밍의 힘, ‘조진 도토리묵’에서 배운 교훈

by 희망길잡이 2025.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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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브랜드는 이름으로 시작된다
2. 도토리묵 공장 조 대표의 의뢰
3. 상표 출원 직전의 이상한 낌새
4. '조진 도토리묵'의 발음 리스크
5. 네이밍이 브랜드의 인생을 바꾼다
6. 상표법상 일반명사 문제와 해결책
7. 실패를 성공으로 바꾼 대체 네이밍 전략
8. 브랜드 네이밍 시 체크리스트
9. 마무리하며 – 이름은 가볍지 않다

 
– 네이밍 하나로 브랜드가 뒤집힐 수도 있다

– 참고로 아래 내용은 고객님의 보호 차원에서 실은 다른 '전통 식품'이지만 '도토리묵'으로 표현 하였습니다


 

1. 브랜드는 이름으로 시작된다

브랜드의 시작은 언제나 ‘이름’이다. 제품이 아무리 뛰어나도 소비자와의 첫 접점은 브랜드 네이밍이다.
 
이름을 듣는 순간 떠오르는 이미지, 발음의 뉘앙스, 소비자의 기억에 남는지 여부까지—all in the name. 제품보다 이름이 먼저 기억되는 경우도 많다.
 
좋은 네이밍은 제품을 설명하지 않아도 신뢰를 준다. 반대로 어설픈 이름 하나로 수년간 쌓은 이미지가 흔들리기도 한다.
 
이름은 단순한 글자가 아니라 기업의 메시지이자 정체성이다. 브랜드의 운명을 결정짓는 첫 단추, 바로 네이밍이다.


2.  도토리묵 공장 조(趙) 대표의 의뢰

내가 담당했던 한 상담 사례는 지금도 기억에 강하게 남아 있다.
 
어느 날, 3대째 도토리묵 제조를 이어온 조 대표님이 사무실을 찾아왔다.
 
그 지역에선 꽤 유명한 업체였고, 자연 재료만 고집해 소비자들에게도 신뢰가 깊은 브랜드였다.
 
그분은 말했다.
 
“저희는 조상 대대로 도토리묵만 만들어온 집안입니다. 요즘엔 가짜 도토리묵도 많아서, 진짜라는 걸 강조하고 싶어요.”
 
그래서 준비한 상표명은 ‘조진 도토리묵’이었다. 조(趙)’는 본인의 성씨, ‘진(眞)’은 진짜 묵이라는 의미. 정직한 의도가 담긴 이름이었다.
 


3.  상표 출원 직전의 이상한 낌새

나는 상표 출원서 작성을 도와드리며, 자연스럽게 그 이름을 몇 번 소리 내어 읽었다.
 
조진 도토리묵… 조진 도토리묵…
 
그런데 뭔가 껄끄러웠다. 발음이 문제였다.
 
빠르게 읽으면, 듣는 이로 하여금 부정적인 어감을 떠올릴 수 있었다.
 
인터넷상에서 특히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었다.
 
요즘은 브랜드 이름 하나로 '(meme)'이 생성되거나, 의도치 않은 조롱이 따라붙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4. '조진(趙眞) 도토리묵'의 발음 리스크

조 대표께 조심스럽게 질문했다.
 
혹시 이 이름, 말로 들었을 때 부정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보셨나요?”
 
처음엔 의아해하던 그분도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세상에, 전혀 그런 생각은 못했네요. 듣고 보니 진짜 문제가 되겠어요.”
 
이 한마디가 상표 출원을 멈추게 했다. 당장은 아쉬웠지만, 이는 브랜드 리스크를 미리 차단한 현명한 결정이었다.


 

5. 네이밍이 브랜드의 인생을 바꾼다

네이밍은 단순한 단어의 조합이 아니다. 그것은 브랜드의 감성, 정체성, 메시지를 담는 그릇이다.
 
소비자는 광고 문구나 공장 설비보다 브랜드 이름에 먼저 반응한다. 그만큼 중요하고, 그만큼 신중해야 한다.
 
조진 도토리묵’은 진심에서 출발했지만, 결국 발음이라는 간과된 요소 하나로 대중성과 소비자 친화성을 잃을 뻔한 사례였다.
 
이름 하나가 브랜드의 인생을 바꾼다.


6. 상표법상 일반명사 문제와 해결책

또 하나의 고민은 ‘도토리묵’이 일반명사라는 점이었다.
 
한국 상표법 제33조에 따르면, 식품 일반명은 원칙적으로 상표로 등록이 불가능하다.
 
도토리묵’, ‘두부’, ‘된장’ 같은 단어는 공익적 성격이 있어 특정인이 독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반명사의 상표 등록 문제 요약

구분 내용
일반명사 도토리묵, 두부, 물 등
문제점 식별력 없음, 공익상 독점 불가
해결책 조합어, 고유어, 조어, 이니셜 등으로 재구성
예시 묵담묵담, 참묵가, 조묵당 등 감성 결합형

7. 실패를 성공으로 바꾼 대체 네이밍 전략

이후 조 대표는 고민 끝에 다음과 같은 이름 후보들을 제시했다.

  • 묵담묵담: ‘묵’과 ‘담다’의 중의적 표현, 감성 스토리 강조
  • 참묵가(眞): 진짜 묵을 만드는 집, 브랜드 철학 강화
  • 조묵당: 성씨와 한옥 느낌의 조합, 신뢰감 전달
  • 산들진묵: 자연 이미지 + 진짜 묵 강조

이 이름들은 발음도 부드럽고, 브랜드 스토리와 감성도 담겨 있어 마케팅에도 유리했다.


8. 브랜드 네이밍 시 체크리스트

네이밍을 시작하기 전, 다음 항목들을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항목 점검 내용
발음 말했을 때 부정적 의미나 오해 소지가 없는가?
일반명사 여부 식별력이 충분한가? 조합이나 고유성이 있는가?
이미지 브랜드 이미지와 맞는 감성이 담겨 있는가?
검색 가능성 온라인에서 중복되지 않는가? 검색에 유리한가?
확장성 향후 다른 제품군에도 적용 가능한가?
문화적 감수성 특정 지역이나 세대에 불쾌감을 줄 가능성은 없는가?

9. 마무리하며 – 이름은 가볍지 않다

상표 출원은 단순한 절차가 아니다. 그것은 브랜드가 세상과 마주하는 첫 순간이다.
 
브랜드의 정체성, 철학, 소비자 감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그리고 그 모든 시작은 단 하나의 질문에서 시작된다.
 
“이 이름, 듣는 사람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조진 도토리묵’ 사례는 단순한 웃음거리가 아니다.
 
그것은 창업자의 철학이 어떻게 표현되어야 하며, 소비자의 인식과 충돌하지 않도록 얼마나 세심하게 검토되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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