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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특허 상담을 하다 보면 예전과는 다른 질문을 자주 받는다. 예전에는 “이 아이디어가 특허가 될까요?”라는 질문이 많았다. 그런데 요즘은 “AI가 도와준 아이디어도 특허가 될까요?”, “챗GPT가 제안한 내용을 바탕으로 출원해도 될까요?”, “발명자에 AI를 적어야 하나요?”라는 질문이 부쩍 늘었다.
그만큼 AI는 이제 발명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쓰이는 도구가 되었다. 아이디어를 정리하고, 자료를 찾고, 설계 방향을 비교하고, 명세서 초안을 다듬는 데까지 AI가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AI를 사용했다는 사실만으로 특허가 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AI를 사용했다고 해서 특허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특허청이 보는 것은 결국 하나다. 해당 발명이 기존 기술과 무엇이 다르고, 어떤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며, 그 효과가 구체적으로 설명되어 있는가다. 따라서 AI 시대의 특허출원은 “AI가 만들었는가”보다 “사람이 어떤 기술적 판단을 했는가”가 더 중요하다.
1. AI가 낸 아이디어라고 해서 바로 특허가 되는 것은 아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AI가 알려준 아이디어를 그대로 가져와 “이걸 바로 특허로 내고 싶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특허는 단순한 아이디어를 보호하는 제도가 아니다. 아무리 새로워 보이는 생각이라도 기술적 구성이 없으면 특허로 보호받기 어렵다.
예를 들어 “AI가 고객의 취향을 분석해 상품을 추천한다”는 설명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미 많은 서비스에서 유사한 추천 방식이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는 어떤 데이터를 입력받고, 어떤 방식으로 분석하며, 기존 추천 방식보다 어떤 점에서 정확도나 처리 효율이 개선되는지를 설명해야 한다.
즉 AI가 제안한 문장이나 아이디어는 출발점일 수는 있지만, 그 자체가 곧 발명은 아니다. 발명자가 그 내용을 검토하고, 기술적 구조로 바꾸고, 실제 구현 가능한 방식으로 정리해야 비로소 특허출원의 대상이 될 수 있다.
2. 발명자는 AI가 아니라 사람으로 기재해야 한다
AI 관련 상담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 중 하나가 발명자 문제다. “AI가 핵심 아이디어를 냈다면 발명자도 AI가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이다.
현재 특허 실무에서는 발명자를 사람으로 본다. AI는 발명 과정에서 도움을 주는 도구일 수는 있지만, 특허출원서에 기재되는 발명자 자체가 되기는 어렵다. 발명자는 발명의 핵심적인 기술 사상을 창작한 사람이어야 한다.
따라서 AI를 활용했더라도 사람이 문제를 설정하고, AI가 제시한 여러 결과 중 의미 있는 내용을 선택하고, 이를 기술적으로 수정·보완했다면 그 사람이 발명자가 될 수 있다. 반대로 단순히 AI의 답변을 복사한 정도라면 발명자로서의 기여를 설명하기 어려울 수 있다.
실무적으로는 누가 어떤 부분을 착상했고, 누가 기술 구성을 확정했으며, 누가 개선 방향을 결정했는지를 정리해 두는 것이 좋다. 특히 공동개발, 외주개발, 사내 프로젝트에서는 발명자 판단이 나중에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초기부터 기록을 남겨두는 것이 안전하다.
3. 사람의 일을 AI로 바꾼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AI 특허출원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부분은 단순 자동화다. 기존에 사람이 하던 일을 AI가 대신하게 만들었다는 설명만으로는 특허성이 약한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사람이 문서를 검토하던 업무를 AI가 검토한다거나, 상담원이 하던 상담을 챗봇이 대신한다는 정도의 설명은 이미 익숙한 기술 흐름에 가깝다. 이 경우 심사 과정에서 “기존 기술을 단순히 AI로 대체한 것에 불과하다”는 취지의 거절이유가 나올 수 있다.
특허성이 강해지려면 단순히 AI를 붙였다는 사실보다, AI를 적용함으로써 기존 기술에서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가 어떻게 해결되는지가 드러나야 한다. 예를 들어 오류율이 줄었거나, 처리속도가 개선되었거나, 특정 상황에서 판단 정확도가 높아졌거나, 데이터 처리 과정이 새롭게 구성되었다는 점이 필요하다.
결국 AI 특허의 핵심은 “AI가 한다”가 아니라 “AI를 어떻게 쓰느냐”다. 이 차이를 명세서와 청구항에 제대로 반영해야 한다.
4. 명세서에는 AI의 처리 흐름이 구체적으로 들어가야 한다
AI 관련 발명은 명세서 작성에서 성패가 갈리는 경우가 많다. 상담 단계에서는 아이디어가 좋아 보였지만, 막상 명세서로 옮기면 내용이 추상적인 경우가 있다. “AI 모델을 이용한다”, “빅데이터를 분석한다”, “사용자에게 최적의 결과를 제공한다”와 같은 문장만 반복되면 권리화가 어렵다.
명세서에는 입력 데이터가 무엇인지, 그 데이터가 어떻게 전처리되는지, AI 모델은 어떤 판단을 하는지, 출력 결과는 어떤 방식으로 사용되는지, 시스템은 어떤 장치나 서버와 연동되는지 등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야 한다.
또한 AI 모델의 종류만 나열하는 것도 충분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그 모델이 발명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기존 방식과 비교해 어떤 기술적 효과를 만드는 지다. 같은 AI 모델을 사용하더라도 데이터 구성, 학습 방식, 판단 기준, 후처리 방식이 다르면 전혀 다른 발명이 될 수 있다.
5. 데이터 자체보다 데이터 처리 방식이 더 중요하다
AI 기술에서는 데이터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특허출원에서는 데이터 자체를 보호하려 하기보다 데이터를 처리하는 방식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특정 고객 데이터, 의료 데이터, 금융 거래 데이터 자체는 특허보다 영업비밀이나 개인정보 보호 이슈와 더 밀접하게 연결될 수 있다. 반면 그 데이터를 어떤 기준으로 분류하고, 어떤 방식으로 학습시키며, 어떤 판단 결과를 생성하는지는 특허로 검토할 수 있다.
상담을 하다 보면 “우리 회사만 가진 데이터가 많으니 특허가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을 받는다. 하지만 데이터가 많다는 사실만으로는 특허성이 생기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그 데이터를 활용해 기존보다 나은 기술적 효과를 내는 처리 구조가 있는지다.
6. 특허와 영업비밀을 함께 생각해야 한다
AI 기술은 무조건 특허로 출원하는 것이 항상 정답은 아니다. 특허는 공개를 전제로 하는 제도다. 출원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발명의 내용이 공개된다. 따라서 공개되어도 권리로 막을 수 있는 기술은 특허로 보호하고, 공개되면 오히려 손해가 큰 내부 노하우는 영업비밀로 관리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서비스 화면이나 제품 구조에서 쉽게 드러나는 기술은 특허출원이 유리할 수 있다. 경쟁사가 모방했을 때 비교적 확인하기 쉽기 때문이다. 반면 학습 데이터의 세부 구성, 내부 파라미터, 운영 노하우, 고객 분류 기준 등 외부에서 알기 어려운 내용은 영업비밀로 관리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AI 시대의 지식재산 전략은 특허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특허, 영업비밀, 저작권, 계약서, 보안관리 체계를 함께 살펴야 한다. 특히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은 출원 전에 어떤 부분을 공개하고 어떤 부분을 숨길지 먼저 정리하는 것이 좋다.
7. 청구항은 결과보다 기술수단 중심으로 작성해야 한다

AI 발명에서 청구항을 작성할 때 흔히 하는 실수가 결과만 강조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정확한 결과를 제공하는 시스템”, “최적의 추천을 수행하는 방법”과 같은 표현은 보기에는 좋아 보이지만 권리범위가 불명확해질 수 있다.
특허 청구항은 결과보다 그 결과를 만들어내는 기술수단을 중심으로 작성해야 한다. 어떤 데이터를 입력받는지, 어떤 기준으로 처리하는지, 어떤 단계를 거쳐 판단하는지, 어떤 출력값을 생성하는지 등이 단계적으로 드러나야 한다.
특히 AI 발명에서는 입력부, 전처리부, 학습부, 판단부, 출력부, 제어부 등 시스템 구성요소를 적절히 나누어 설명하는 방식이 도움이 된다. 물론 실제 발명의 내용에 맞게 작성해야 하며, 단순히 구성요소 이름만 많이 넣는다고 좋은 청구항이 되는 것은 아니다.
8. 출원 전 선행기술조사는 반드시 필요하다
AI 분야는 기술 변화가 빠르고 출원도 많다. 그래서 발명자가 새롭다고 생각한 아이디어가 이미 논문, 특허, 서비스 형태로 공개되어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추천 시스템, 이미지 분석, 음성 인식, 문서 자동분류, 이상거래 탐지, 의료진단 보조, 제조공정 예측과 같은 분야는 이미 많은 선행기술이 존재한다. 단순 키워드 검색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해결하려는 기술적 문제, 데이터 처리 방식, 모델 학습 구조, 적용 산업 분야를 함께 기준으로 조사해야 한다.
선행기술조사를 제대로 하면 출원 방향이 더 선명해진다. 이미 공개된 부분은 과감히 제외하고, 차별화되는 기술 구성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조사 없이 출원하면 거절이유를 받고 나서야 권리범위를 줄이게 되는 경우가 많다.
9. AI 특허출원 전 반드시 확인할 사항이다
|
구분 |
확인할 내용 |
|---|---|
| 발명자 | AI가 아니라 실제 기술적 창작에 기여한 사람이 발명자로 정리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
| 기술적 문제 | 단순 아이디어가 아니라 기존 기술에서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무엇인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
| 구체적 구성 | 입력 데이터, 처리 과정, 판단 방식, 출력 결과가 구체적으로 정리되어 있어야 한다. |
| 기술적 효과 | 정확도 향상, 오류 감소, 처리속도 개선 등 기존 기술과 비교되는 효과가 있어야 한다. |
| 보호전략 | 특허로 공개할 부분과 영업비밀로 관리할 부분을 구분해야 한다. |
마무리|AI 시대에도 특허의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다
AI는 발명 과정을 빠르게 만들 수 있다. 아이디어를 확장하고, 자료를 정리하고, 여러 가능성을 비교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그러나 특허의 본질은 여전히 같다. 보호받는 것은 막연한 아이디어가 아니라 구체적인 기술적 해결수단이다.
AI 특허출원에서 중요한 것은 AI를 사용했다는 사실이 아니다. 사람이 어떤 문제를 발견했고, 어떤 기술적 구성을 선택했으며, 그 결과 어떤 효과가 생겼는지가 중요하다. 결국 좋은 AI 특허는 AI가 대신 써주는 것이 아니라, 발명자가 기술의 핵심을 정확히 정리할 때 만들어진다.
따라서 AI 관련 발명을 준비하고 있다면 먼저 아이디어를 기술적 구성으로 바꾸는 작업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다음 선행기술을 확인하고, 특허로 보호할 부분과 영업비밀로 남길 부분을 구분해야 한다. 이 과정을 거치면 단순한 AI 활용 아이디어가 아니라 실제로 권리화 가능한 발명으로 발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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