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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951년 시작된 이름, 왜 아직도 살아 있을까
부산 초량 차이나타운을 걷다 보면 유독 눈에 띄는 금색 한자 간판이 있다. 바로 ‘신발원(新發園)’이다.
1951년부터 이어진 이 가게는 단순한 만두집이 아니라, 한국 외식업에서 보기 드문 70년 이상 지속된 브랜드 사례다.
많은 식당이 맛은 좋았지만 이름은 사라졌다. 그러나 신발원은 다르다.
사람들은 만두를 먹으러 가면서도 “신발원 간다”라고 말한다. 즉 메뉴가 아니라 상호 자체가 브랜드가 된 상태다.
이 지점부터 법률적으로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2. 상호와 상표는 다르다 — 대부분 모르는 핵심 차이
많은 자영업자가 착각하는 부분이 있다.
- 상호(가게 이름) = 사업자 등록상의 이름
- 상표 =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법적 권리
즉, 오래 장사했다고 자동으로 상표권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신발원처럼 장기간 사용된 이름은 다음과 같은 법적 보호 가능성이 생긴다.
- 주지·저명 상표 인정 가능성
- 부정경쟁방지법상 보호
- 소비자 혼동 방지 권리
특히 지역에서 오랜 시간 동일 명칭을 사용하면, 등록 여부와 별개로 ‘출처 표시 기능’이 강하게 형성된다.
3. 한자 브랜드의 힘 — 왜 ‘신발원’은 기억될까

신발원이라는 이름은 한자로 구성되어 있다.
- 新(새로울 신)
- 發(일어날 발)
- 園(동산 원)
한자 상호는 시각적으로 강한 인상을 남긴다.
브랜드 관점에서 보면 세 가지 장점이 있다.
- 간판 자체가 로고 역할 수행
- 중국 전통 이미지 즉시 전달
- 모방 시 소비자 혼동 발생 가능
즉, 단순 글자가 아니라 브랜드 식별 장치로 작동한다.
4. 노포 브랜드가 가지는 법적 가치
70년 이상 유지된 식당은 단순 영업장이 아니다.
법률적으로는 ‘영업상 신용(Goodwill)’이라는 무형 자산이 된다.
이 신용은 다음 상황에서 중요해진다.
- 유사 상호 등장
- 인근 지역 모방 업소
- 프랜차이즈 오인 문제
- 온라인 리뷰 혼동
만약 다른 업체가 비슷한 이름을 사용해 소비자를 혼동시킨다면, 이는 상표권 침해뿐 아니라 부정경쟁행위로 판단될 수 있다.
5. 왜 노포는 프랜차이즈보다 강한 브랜드가 될까

흥미롭게도 신발원 같은 노포는 광고를 거의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브랜드가 유지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시간 자체가 신뢰 인증
- 지역 스토리 축적
- 방문 경험의 세대 전승
- 관광 콘텐츠화
브랜드 이론에서는 이를 시간 기반 브랜드 자산(Time-based Brand Equity)이라고 부른다.
즉, 오래된 간판은 마케팅 비용 없이 만들어진 지식재산(IP)인 셈이다.
6. 만약 상표 등록이 없다면 생길 수 있는 문제
실제로 많은 노포들이 겪는 위험이 있다.
- 타 지역 동일 이름 식당 등장
- 온라인 배달 플랫폼 혼동
- 해외 상표 선점
- 굿즈 무단 제작
특히 최근에는 SNS 확산으로 브랜드 가치가 커지면서, 제삼자가 먼저 상표를 등록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 경우 원조 가게가 오히려 이름을 사용하지 못하는 분쟁까지 발생할 수 있다.
7. 지역 맛집이 ‘문화 자산’이 되는 순간

신발원 같은 가게는 단순 식당을 넘어 도시 브랜드의 일부가 된다.
부산 차이나타운을 떠올릴 때
- 거리
- 간판
- 만두
- 오래된 역사
이 이미지가 함께 기억된다.
즉, 상표는 개인 사업자의 권리를 넘어서 지역 관광 자산으로 확장된다.
최근 지자체가 노포 보호 정책을 고민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8. 오래된 가게가 진짜 지켜야 할 것은 레시피가 아니다

많은 사람은 음식 비법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브랜드 법률 관점에서 더 중요한 것은 다음이다.
- 상표 관리
- 로고 일관성
- 명칭 보호
- 브랜드 스토리 기록
결국 소비자가 기억하는 것은 맛의 디테일보다 이름과 경험이다.
9. 신발원이 보여주는 ‘시간이 만든 상표’
신발원은 거대한 기업 브랜드가 아니다.
하지만 70년이라는 시간은 어떤 광고보다 강력한 보호막이 된다.
브랜드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오래된 이름은 단순 간판이 아니라, 법적으로도 보호받을 수 있는 자산이 된다.
노포가 살아남는 이유는 맛 때문만이 아니다.
시간, 신뢰, 그리고 이름을 지켜온 선택의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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